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의 사운드 디자인

2013. 12. 17. 14:35

스카이워커 사운드에서 사운드 포스트-프로덕션을 담당한 다크나이트는 사운드 업계의 많은 분들이 레퍼런스라 칭할만한 퀄러티를 자랑합니다. 이미 워너 브러더스의 많은 블락버스터 영화의 사운드를 담당했던 대규모 스튜디오인 만큼 축적된 노하우와 많은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최적화된 워크플로우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다크나이트 이전과 이후에도 스카이워커 사운드는 동종업계인들이 부러워할만한 퀄러티와 환상적인 사운드 디자인, 첨단 장비들로 이 계열의 교본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미 다크나이트 라이즈까지 상영된 시점에 다크나이트를 제조명하는 이유는 사운드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서도 1편과 3편을 뛰어넘는 높은 평가를 받는 시리즈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리즈를 통틀어 진정한 악당으로 평가 받고 있는 조커가 등장하는 편이기도 하며,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배트팟(Bat-pod)이 등장하여 메니아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엔지니어링적인 관점에서는 깔끔한 리-레코딩 퀄러티가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영화의 흐름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독특한 사운드 디자인이 추가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극한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음악 없는 8분의 임펙트

하비 덴트가 자신을 배트맨이라고 속이고 수감되어 자동차로 호송되는 시퀀스가 있습니다. 터널 안에서 조커가 호송차를 향해 총을 쏘고 RPG-7을 날립니다. 자동차 몇대가 파손되고 위기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때 배트텀블러가 등장하여 포를 대신 맞아 줍니다. 대파되어 버린 배트텀블러 안에서 배트팟이 그야말로 멋있게 뛰쳐 나오고 터널과 건물 안을 광란의 질주를 하며 쫒아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조커의 트레일러와 격돌하게 됩니다. 박진감 넘치는 추격 및 폭파 신부터 배트팟 최초 사출에 이은 조커의 트레일러를 쓰러뜨리는 장면까지 하나 하나 명장면의 연속이지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이러한 박진감 넘치는 전개에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두번째 볼때야 비로소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스코어 음악이 어디갔지?

그렇습니다. 8분여동안의 추격신동안 음악은 단 20초만 나옵니다. 배트팟이 ‘굿바이’라는 맨트와 함께 멋있게 뛰쳐나오는 초반 20초만 스코어 음악이 나옵니다. 그 음악 마저도 백미러에 부딪힌 배트팟 소리와 함께 급격하게 음소거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사운드 이펙트들 뿐입니다. 그중에서도 앰비언스는 최소화 되었고 오로지 자동차 엔진음과 총소리, 간간히 나오는 대화 소리가 전부입니다. 특히 시퀀스 중후반으로 갈 수록 배트텀블러와 배트팟의 엔진소리가 압도적으로 해드룸을 장악합니다.

이러한 자동차 추격신, 총격신, 긴장감이 감도는 대결구도에서 의례적으로 어쩌면 ‘당연히’ 음악이 들어가야 한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할 것입니다. 늘상 이러한 장면들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함께 했던 모종의 관습적인 기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보기좋게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집어버립니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게, 눈치 채지 못할정도의 퀄러티로 말이지요. 실로 대단한 결과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헐리웃 영화를 보더라도 스코어 음악이 상당히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부터 과격한 액션신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수의 스코어 음악이 사용됩니다. 멀리볼 것도 없이 다크나이트 안에서만 보더라도 음악이 없는 신이 두신이상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본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다시 한번 블루레이 버전을 확인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간상으로도 음악이 없는 시간이 5분 이상 이어진 경우는 이번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었습니다.

왜 스코어 음악을 제외하고 구성했는지에 대한 인터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만, 유추해보면 사운드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도해볼만 한 욕심이 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초반 터널신에서는 트럭 엔진음으로 긴장감을 조성시키고, 후에 벌어지는 총격신으로 영상을 이끌어갑니다. 이미 이 두가지 소스만으로도 해드룸을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배트텀블러가 등장한 이후는 특유의 다양한 피치의 조화로 이루어진 힘있는 엔진 소리로 더욱 소리를 가득 채울 수 있게됩니다. 스코어 음악이 줄 수 있는 긴장감을 엔진소리가 모두 대신 해결해주고 있지요.

배트팟이 등장한 이후에는 20초정도 음악이 나왔다가 깔끔하고 박력있는 엔진소리가 귀를 감쌉니다. 터널 및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의 공간감이 주는 잔향효과가 베리에이션을 주며 지루함을 달래주고, 서서히 증가하는 엔진음의 피치로 인하여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가 하면 방향을 회전할때에는 독특한 버추얼 이펙트로 소리에 재미를 불어넣습니다. 디자인의 백미인 트레일러가 뒤집어지는 장면과 배트팟이 벽으로 올라서서 턴을 하는 장면은 완벽한 사일런스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 임펙트를 극대화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테크닉은 후반에 한번 더 쓰입니다. 병원 폭파신인데요. 조커가 병원밖으로 나오면서 스위치를 눌러 건물을 폭파시키는 장면에서 역시 음악이 쓰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대피한 병원에서의 정적과 끔찍한 폭파음은 매우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 관객의 뇌리에 깊이 파고듭니다. 이러한 장치는 음악이 이어주는 선형적인 신의 분위기 메이킹과 또 다른 매력적이고 신선한 느낌을 안겨주게 됩니다.

이렇듯 잘 되어있는 사운드 디자인은 음악을 대신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수도 있다는 점을 본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악기가 많이 들어가고 소리가 풍성하게 들어가야만 좋은 음악이 아니듯이 스템이 많이 들어가고 소리가 꽉꽉 들어차야만 좋은 사운드 디자인은 아닌 것이지요.

피치업 라인(Pitch up Line)과 사일런스 비트(Silence Beat)의 활용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피치업 라인은 단음의 1~3가지 트릴 느낌의 악기를 피치를 점차 올리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점차적으로 높이는 신에 즐겨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장 연설 때 총격전 바로 이전까지 시퀀스와 조커의 트레일러와 배트팟이 마주보고 가속하는 장면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는 마치 배트팟이 가속하면서 내는 엔진음과도 성격이 유사합니다. 서서히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특정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준비단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러한 유사성 때문에 배트팟 가속 장면에서 스코어 음악이 사용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또 다른 테크닉으로 사일런스 비트가 있습니다. 주로 긴장감있는 사건의 발단이나 액션 시퀀스에서 휴지부에 쓰였던 방법으로, 메인 스코어 음악이 흐르다가 신이 잠시 넘어가는 경우나 중요한 대사가 들어가는 경우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스코어 부분의 비트만 남기고 대부분을 제외시켜 믹싱을 하는 방법입니다. 메인 스코어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과하고 음악이 없는 경우 관객의 집중력과 영상의 흐름을 놓칠 수 있는 경우에 활용된 방식 같습니다. 조직의 모임에 등장하는 조커가 나오는 장면에서 이미 대사가 영상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대사만으로는 긴장감을 지속시킬 수 없기에 영상 내내 사일런스 비트가 흐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앰비언스를 통한 분위기 조성

음악이 많이 깔리는 영화의 특성상 앰비언스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조커의 등장 이후 경찰청 옥상에서 하비 덴트와 배트맨 그리고 제임스 고든이 대화를 나누는 신입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그에 따른 긴장감을 느껴야하는 부분인데 사일런스 비트를 사용하기에도 그 긴장감의 크기가 크기 않은 부분이죠. 이런 부분을 앰비언스를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유심히 들어보면 고담시티의 밤 앰비언스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이랜 소리가 이번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철이 지나가면서 들릴법한 마찰음인데 굉장히 고주파의 마찰음이 20여초 이상 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일 동시녹음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들어간 소음이었다면 대사가 맞물릴정도로 크게 들렸어야 정상이지만 카메라가 360도 회전을 하는 상황에서 저렇게 깨끗한 보이스를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확인을 할 수는 없지만 99%의 확률로 ADR재녹음인 상황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노이즈가 들어있는 앰비언스를 사용했다는 것인데, 이러한 디테일이 은연중에 관객들에게 소정의 정서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번 분석은 전반적으로 음악의 부재에 대한 관습을 깬 부분에 특히 집중적으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엔지니어링적으로 훌륭한 레퍼런스이지만 이는 사실 글로 표현될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직접 들어보고 느껴야하는 부분임이 분명합니다. 본 작품의 사운드 디자인의 전반적인 느낌은 훌륭한 엔지니어링을 기초공사라 한다면 탄탄한 기초공사 위에 단단하고 화려하게 자리잡은 멋진 조각상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된 리뷰이지만 공감되시는 부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울러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창의력이 발휘되어야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관련 영상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해당 시퀀스 영상과 배트팟 제작영상입니다. 배트팟 영상 후반에는 사운드 디자인에 관한 메이킹도 잠시 등장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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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이즈로스트(All is Lost)의 사운드 디자인

2013. 12. 3. 14:59

대사가 없지만 소리로 꽉 찬 영화

영화 올 이즈 로스트는 바다에서 표류하게 되는 한 노인의 생존기를 다룬 영화입니다. 홀로 남은 인간의 모습을 다큐멘터리 처럼 담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대사가 없습니다. 간간히 쓰이는 나래이션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다이얼로그는 호흡과 감탄사가 전부이니까요. 하지만 대사가 없어도 스토리 라인을 따라가는 바다와 노인의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사운드에는 극적인 묘사와 주관적 해석을 통한 깔끔한 디자인으로 몰입감을 한순간도 놓치지 않게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영화의 상당 부분에서 관객들을 주인공이 듣게되는 소리를 그의 시점에서 듣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소리는 철저히 주인공의 관점에서 걸러진 주관적인 소리로 디자인 되어 있습니다. 영화 그래비티에서 우주복 안에서 들리는 소리로 관객을 우주복 안으로 집어넣었다면, 올 이즈 로스트에서는 폭풍우 치는 인도양 한 가운데 요트 속으로 관객을 몰아 넣습니다.

사막이라는 컨셉을 담은 바다의 소리

바다에는 상당히 많은 소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소리를 영화에 담는다면 그저그런 다큐멘터리 사운드로 끝났을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올 이즈 로스트의 바다 소리는 매우 깔끔하고 정돈된 느낌을 받게 됩니다. 이러한 소리들은 모두 포스트프로덕션 단계에서 새롭게 녹음하고 디자인한 소리입니다. 망망 대해에 표류하고 있는 적막한 바다의 소리에서 부터 폭풍우치는 거세게 요동치는 요트에 부딪히는 파도의 출렁이는 소리까지 세련된 느낌으로 정돈 되어 있는 이유입니다.

사운드 슈퍼바이저 스티브 보에드데커(Steve Boeddeker)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저는 서부 영화의 스토리를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카우보이 대신 베테랑 선원 노인을, 말 대신 동료인 요트를, 사막 대신 인도양 바다를 떠올렸죠. 이러한 메타포는 우리가 어떻게 사운드 디자인을 해야할지에 대해 많은 도움을 주었습니다.

바다 소리를 디자인 하는데 사막을 상상했다고 하는 것은 대단한 발상의 전환이 아닐 수 없습니다. 거기에 카우보이라니! 이는 스토리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불가능한 디자인이었을 것입니다. 그렇죠 사실상 망망 대해를 표류하는 것과 모래바람 부는 황량한 사막을 해매고 있는 상황은 유사한 점이 많이 있습니다. 두 상황 모두 죽음이 언제 닥칠지 모르는 두려움과 홀로 정처 없이 방황하는 외로움, 희망의 끈을 놓치고 싶어하지 않는 주인공의 절박한 심정이 느껴지는 상황이기 떄문이죠. 하지만 단지 이러한 상황적인 공통점으로의 메타포가 아닌 주인공이 대처하는 자체에서 단순한 표류자가 아닌 카우보이의 늠름한 기상과 용기로 말끔히 포장시켜버린 셈입니다. 일생을 바다에서 살아온 베테랑 선원과 사막을 말로 달리는 카우보이는 정말 잘 어울리는 컨셉이죠.

The Sound of All is Lost

사운드 웍스 콜렉션에서 제작한 올 이즈 로스트의 사운드 디자인 영상입니다. 트랙의 일부분도 공개하고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한번쯤 봐둘만 한 내용인 듯 합니다.


사운드 스튜디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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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파 상그레 2(Papa Sangre 2)의 사운드 디자인

2013. 11. 25. 15:28

독특한 분위기와 설정으로 시종일관 보는 이로 하여금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듭니다. 누워있는 한 남자와 그 귀에 꽂아져 있는 하얀색 이어폰, 그리고 ‘당신은 죽었습니다.’라는 자막과 함께 격정적인 영상들이 섬광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집니다. '당신의 귀를 위한 게임'이란 자막이 나오면서 '당신의 공포가 동력입니다.’라는 섬뜩한 말도 남기지요. 바로 2013년 10월 31일에 출시한 파파 상그레2의 오피셜 트레일러 영상이었습니다. 이 영상 하나로 $4.99의 구매 버튼을 저도 모르게 누르게 된 것은 두말 할 것 없습니다.

파파 상그레 2

파파 상그레 1을 기억 하시는 분들이라면 소리만으로도 게임 진행이 가능한 독특한 구성을 기억하실 것입니다. 화면에는 발 모양의 버튼 두개와 방향을 전환할 수 있는 원판의 일부가 그 전부입니다. 플레이어는 어두운 공간에 갖히게 되고 어딘가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의 도움을 받아 사랑하는 이를 구출하고 파파 상그레를 탈출하는 것이 목표인 게임입니다. 언듯 보기엔 이러한 설정을 소리만으로 어떻게 ‘게임 플레이’할 수 있겠는가 라는 의문이 있었지만 오래 가지 않았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해보면 소리에 민감해지고 3D 사운드 엔진인 파파엔진이 만들어내는 공간감 덕분에 실내의 지도가 머리로 그려질 정도였으니까요. 그리고 소리가 주는 공포감과 몰입감은 오히려 눈이 보일 때와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2편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이러한 설정은 비슷합니다. 하지만 가장 큰 변화가 생겼죠. 그것은 바로 아이폰4 부터 지원된 자이로스코프가 파파엔진에 적용이 된 것입니다. 이게 어떤 것을 의미 하냐구요? 일단 1편에서 방향전환을 하기 위해선 화면 상단의 원판을 터치드래그 하는 방식으로 회전이 되었었죠. 하지만 2편에서는 소리가 나는 방향으로 몸을 돌리기만 하면 됩니다. 작은 기능이 추가되었을 뿐인데 1편이 주는 몰입감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강력합니다. 또한 조작도 1편보다 훨씬 간편해졌습니다. 오죽하면 1편을 다시 플레이 하라고 하면 불편할 정도니까요. (ps.잡스형님이 살아 계실때 이 게임을 보셨으면 너무 좋아하셨겠네요…)

사운드에 아이덴티티를 부여하다

기술적인 면만 뛰어나다고 해서 게임이 재미있을 수는 없겠지요. 그럼 과연 파파 상그레는 어디에서 재미를 얻을 수 있을까요?이들은 의외로 정통적인 방법을 선택했습니다. 각 스테이지에서 목표가 되는 음악 코드나, 멜로디, 효과음을 알려줍니다. 그리고 스테이지에서 해당 소리를 계속해서 들려줍니다. 설정상 스테이지에서 획득하는 하나하나의 소리는 주인공의 추억과 관련되어 있는 소리이고 음악적으로 아름다우며 영롱한 소리입니다. 이 소리를 획득하면 클리어가 되고 획득하지 못하면 실패하게 됩니다.

물론 이런 단순한 목표 설정만으론 재미있는 게임 레벨디자인이 어렵겠지요. 짐승의 그르릉 거리는 소리, 날파리들이 날아다니는 소리 등등 목표가 되는 소리와 100% 상반되는 거북한 소리를 삽입함으로서 이를 적으로 아이덴티티를 부여합니다. 그렇다면 레벨 디자인이 가능해 집니다. ‘한정된 공간’에서 ‘목표’를 획득하기 위해 ‘적’을 피해다니는 것이 핵심이 되겠네요. 이러한 레벨링을 위하여 본 게임에서는 출구나 적 처럼 고정적으로 학습이 필요한 사운드는 아이덴티티를 확고히 하여 게임이 끝날 때까지 유지시킵니다. 실로 현재까지 시도해본 적이 없는 게임에서 게임적인 특성을 디자인하기 위해 많은 고민을 했을 것이라 생각되는 부분이었습니다.

파파엔진

파파엔진은 게임을 개발한 Sometinelse사에서 iOS 용으로 제작한 3D 사운드 엔진입니다. 현존하는 실제 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유일한 오디오 엔진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으며 API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머리와 관련한 전송 기능 모델링 (HRTF)이라 불리우는 기술을 개발하여  사운드의 속성을 듣는 사람의 머리 주변 공간에서 들리도록 조정하며 360도 모든방향 심지어 뒤에서 들리는 느낌도 만들어 낸다고 합니다. 다음의 데모 영상을 보시면 어느정도의 퀄러티를 낼 수 있는 지 아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러한 느낌을 주기 위해서 실시간으로 속성 조정이 가능한 리버브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아직도 본 엔진은 게속 개발중이며 새로 개발될 게임에 개선되는 버전의 엔진을 계속 탑제할 생각이라고 하니 더욱 기대되는 부분입니다.

다운로드

[Apple Appstore] 파파 상그레 2 ($4.99)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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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비티(Gravity)의 사운드 디자인

2013. 11. 20. 22:15

알폰소 쿠아론(Alfonso Cuarón) 감독의 그래비티(Gravity)는 글렌 프리맨틀(Glenn Freemantle)이 사운드 슈퍼바이저를 담당한 영화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2013년을 뜨겁게 달군 영화중의 한편이자 많은 이슈가 되고 있는 영화이지요. 지금부터 그래비티의 사운드 디자인의 특징과 기술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겠습니다.

환상적인 다이얼로그 패닝

일반적으로, 멀티채널 사운드 믹싱에서 너무 과도한 패닝을 사용하는 것은 사운드 디자이너 교본에서 금하는 일이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관객의 몰입을 스크린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것이었지요. 하지만 영화의 특성에 따라, 그리고 기술의 발전에 따라 이러한 경향은 디자인의 다양성 앞에 자유로워지고 있습니다. 그래비티의 사운드 슈퍼바이저 글랜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7.1채널로 이렇게 많은 패닝을 다이얼로그에 사용한 적은 없었다. 우리는 항상 시도해보고 싶었던 것이었고(하지만 못했던 것이었고), 알폰소도 그렇게 말하였다.”

그래비티는 무중력상태에서 위와 아래, 앞과 뒤의 경계가 불분명해진 우주 공간의 특성상 관객도 시각적인 정보만으로는 영화의 공간 안에서 방향성을 상실하게 되거나, 극적인 효과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이를 보강하기 위해서 그들은 돌비 애트모스(Dolby Atmos)의 서라운드를 적극적으로 사용하여 모든 효과음 및 대사, 심지어 음악까지 객체화 시켜 3차원 공간에 흩뿌리는 시도를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이러한 시도는 그래비티라는 영화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었습니다.

우주에서의 사운드

우주에는 소리가 없습니다. 결국 모든 기본 물리법칙 없이 사운드를 구현 해야만합니다. 이들은 과연 소리를 어떻게 관객에게 전달할 수 있었을까요? 글랜은 우주복 안의 주인공이 들을 수 있는 소리에 집중하였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내는 섬세한 마찰음이나 라디오 송신기 등의 소리를 중심으로 우주복 내의 소리를 디자인 하였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주인공이 무언가를 만지면 그 소리가 우주복의 콘텍트 마이크를 통해서 들리게 되고 대화를 하게 되면 좁은 우주복 안의 공기를 통해 들리게 되는 컨셉입니다. 이는 관객으로 하여금 자신이 우주복 안에 들어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하여 현장감을 느끼고 몰입하게되는 중요한 영화적 장치가 되었습니다. 또한 이를 적절히 뒷받쳐 주는 라디오 튜닝 이펙트와 주인공의 심장 박동, 호흡 소리 역시 우주복 안에서 느낄 수 있는 현장감과 공포를 배가 시키는 역할을 해냈습니다.

물론 이러한 소리들은 카메라가 우주복 밖에 있기 때문에 사실에 근거한 소리는 아니지요. 우주에서는 소리 전달이 아예 되지 않으니까요. 하지만 사운드에는 인오더블(inaudible) 이라는 속성이 있습니다. '관객들이 알아차릴 수 없는'이란 속뜻인데, 쉽게 풀이하자면 영상과 소리가 그럴듯하게 맞아 떨어진다면 실제 물리 법칙 (소리의 크기, 소리의 종류, 공간적 특성)안에서의 소리와는 관계없이 관객들은 이를 자연스럽게 받아들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에 '컨셉'이라는 '의도'가 깔려서 영상에 몰입할 수 있게 되면 그것은 잘된 사운드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겠죠.

돌비 애트모스 (Dolby Atmos)

그래비티는 돌비 애트모스 기술로 마스터링 되었습니다. 돌비 애트모스는 2011년작 영화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하여 5.1채널 7.1채널보다 향상된 청취 경험을 제공하는 돌비의 신기술입니다. 객체지향 사운드시스템으로 멀티채널 마스터링을 하는데, 매트릭스 화면에서 3차원 큐브안에 돌아다니는 동그란 점들이 하나의 객체이며 입체음향 효과를 줄 대상을 객체로 지장하여 위치를 정보로 저장하는 방식입니다. 일반 서라운드 시스템과 가장 큰 차이점은 천정에 위치한 서라운드 스피커입니다. 이를 통해 기존 5.1채널과 7.1채널과는 차원이 다른 공간감을 만들어 냅니다.

돌비에서 인준한 극장에서만 상영이 가능한데, 국내에서 상영 가능한 극장으로는 메가박스 코엑스 M2관, 목동 M2관, 영통 M2관, CGV 영등포 4관, 롯데시네마 서청주 6관이 있습니다. 아직 그래비티를 보지 못하신 분들은 이왕이면 돌비 애트모스 마크가 붙어있는 상영관에서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가격은 일반 상영관에 비해 조금 더 비쌉니다만 그럴만한 값어치는 있죠. 아래는 돌비 애트모스에 대한 소개영상입니다.

그래비티의 사운드 디자인

아래는 사운드웍스 콜렉션에서 제작한 그래비티의 사운드 디자인에 관련된 영상입니다. 자막 없이 영문만 제공되지만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한번쯤 봐두면 좋은 영상입니다.


사운드 스튜디오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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