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영국 음악+사운드 시상식 수상작들 모음

2014. 3. 4. 07:12

비주얼 미디어의 음악과 사운드에 대한 시상식인 2014 영국 음악+사운드 시상식이 지난 2월 27일 런던에서 열렸습니다. 시상식은 게임, 단편 영화, 텔레비전 광고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들을 ‘오리지널 작곡 부문’, ‘사운드 디자인 부문’, ‘싱크 및 음악 활용 부문’의 3가지로 나누어 시상을 진행했습니다. 수상한 작품 중 기억해둘만한 몇가지 작품의 영상을 아래에 모아 봤습니다.

게임 오디오 프로덕션 부문

더 라스트오브 어스 (소니 컴퓨터 엔터테인먼트)

역시나 명불허전 더 라스트오브 어스가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플레이스테이션 3의 황혼기에 등장한 최대의 화제작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발매 일주일 전 보도 제한이 풀리자 마자 각종 잡지나 리뷰에서 만점짜리 리뷰가 쏟아져 나왔었죠. 사운드적으로도 뛰어난 성우 연기로 플레이어의 몰입도를 극대화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습니다.

사운드 웍스 콜렉션에서도 이 게임의 사운드와 음악을 리뷰했습니다. 아래는 그 영상이며 너티독에서 게임 제작과 자체 사운드 스튜디오를 통해 자체 제작한 만큼 좋은 퀄러티를 낼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광고 오디오 믹스 부문

혼다 ‘Hands’ (Anthony Moore at Factory / Weiden & Kennedy)

혼다의 역사와 기술력을 재치있게 묘사한 멋진 광고죠. 소리만으로 미니어처를 살아있게 만드는 놀라운 디자인을 보여줍니다.

영화 광고 부문

런던 단편영화 페스티벌 트레일러 (Phil Bolland at 750mph / Ben Campbell at Cut & Run)

2014년 1월에 열린 런던 단펴영화 페스티벌의 트레일러 영상입니다. 간결하고 스타일리쉬한 편집과 사운드가 독특한 작품입니다.

단편영화 음악 부문

포스트 퍼스널(Post Personal) (David Kamp)

짧지만 강렬하게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편 애니메이션입니다. 일렉트로닉 시그널 사운드를 조합해서 디자인한 사운드가 인상적이며 간결한 음악과 사운드의 조합은 메시지를 강력하게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비방송 + 바이럴 광고 부문

아우디 R8 V10 플러스 'Evolution on the outside, Revolution on the inside’ 

엔진 소리만으로 보는 이로 하여금 이렇게도 심장을 두근거리게 할 수 있을까요? 디자인의 깔끔함과 전해지는 메시지의 강력함이 기억에 남을 수밖에 없는 멋진 광고입니다.

폭스바겐 - Play the Road

감각적이고 세련된 음악이 영상과 잘 어울리는 작품입니다.

밴츠 - 사운드 위드 파워

자연의 소리, 자동차 엔진 소리, 실제 악기, 랩퍼의 목소리 등을 직접 합쳐가며 음악을 만들어가는 인터렉티브 홈페이지입니다. 극장용 광고로도 제작 되었으며, 이번 시상식에서는 두가지 모두 수상하는 영예를 얻게 되었네요. 홈페이지 방문은 이곳을 클릭하세요.


수상 받은 모든 작품을 소개해 드리진 못했지만 시상식 홈페이지에 가시면 다른 작품들과 지난회 수상작들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영상음악과 사운드디자이너를 위한 몇 안되는 시상식인만큼 개인적으로도 큰 발전을 했으면 하는 바램이며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UBY Good Sound & Music

자동차 엔진소리를 바꿔주는 앱 VROOM!

2014. 1. 9. 15:09

자동차의 박력있는 엔진소리는 카매니아들에게 커다란 선택의 기준이 되기도 합니다. 만일 늘상 듣던 자동차 엔진 소리를 멋지게 바꿔주는 옵션이 있다면 얼마나 흥미로울까요? 그 아이디어를 제품화 시킨 Reality Jocky 사의 VROOM!이라는 앱의 프로모션 동영상입니다.

영상에 혹하여 구매를 해보았는데요.(자동차도 없으면서!)($0.99) 실제 자동차 엔진음을 바꿔주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의 움직임에 맞추어 엔진소리를 재생해주는 앱입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 전용앱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기본으로 들어있는 자동차는 ‘마이애미 머슬카', ‘도쿄 나이트 드라이버' 두가지이며, 이메일 리스트 가입을 통해 ‘오스트리언 트랙터’를 공짜로 받을 수 있습니다. 앱내 구입으로 ‘이탈리안 스포츠카’($1.99)와 ‘러시안 탱크’($2.99), 아라비안 홀스(진짜 말입니다…)($1.99)를 구입할 수 있습니다.

작동 원리

작동원리는 아이폰의 가속 센서와 자이로 센서 위치정보를 모두 이용합니다. 몇 가지 테스트를 해보니 자동차의 가속에 대한 정보는 가속 센서로 판정되고, 회전은 자이로 센서, 가속 후 엔진음 유지에 대한 판단은 위치 정보를 통해 판단 하는 것 같습니다.

아울러 앱에서 권장하는 작동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고의 성능을 위하여

  • 당신의 디바이스를 안정적인 공간에 고정시켜라 - 진동이 많지 않은 곳에 고정시켜야한다.
  • 당신의 자동차를 주차된 위치에서 출발 시켜라. 브룸!은 당신의 차가 움직이지 않으면 가속되지 않는다. 앱이 가속되면 민감도를 1까지 낮춰보아라. 이 과정을 칼리브레이팅이라 부른다.
  • 당신의 디바이스가 GPS 신호를 받는지 확인하라. 성능이 더 좋아질 것이다.
  • 사용하는 동안에는 장치의 위치를 바꾸거나 움직이지 말도록 신경을 써라.
  • 당신의 디바이스를 전원에 연결하여라. 많은 전력이 소모된다.

최고의 사운드를 위하여

  • 만일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면 당신의 자동차가 진동이 너무 심한 것이다. 진동이 많지 않은 곳에 고정시켜야한다.
  • 큰 소리를 원한다면 당신의 디바이스를 카 스테레오에 캐이블이나 블루투스로 연결하라.
  • 모든 버튼을 눌러봐라 - 발견할 수 있는 많은 훌륭한 사운드들이 있다. - 어떠한 것은 잠시 뒤에 소리가 날 것이다.
  • 탱크와 말, 나이트 드라이버로 둔덕을 지날때 어떠한 일이 일어나는지 꼭 확인하라

실제 작동은?

아무래도 앉은 자리에서는 확인을 할 수 있는 사항이 제한적이라, 좀더 실질적인 테스트를 위해 자동차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제가 장롱면허는 있지만 자동차를 몰지 않아서 버스를 타보기로 했습니다. 권장하는 상황에서의 작동이 아닌지라 정확한 테스트라 할 수는 없습니다만 최대한 앱에서 요구하는 환경에서처럼 가장 진동이 적은 버스 앞자리에 앉아 정면을 보면서 몸에 고정 시키고 칼리브레이팅 후 들어봤습니다.

기본 셋인 머슬카를 시작하니 시동을 거는 소리가 들립니다. 이후 버스가 서서히 움직이자 약 1초정도 뒤에 엔진이 가속되는 소리가 재생됩니다. 정확한 싱크는 아닌 늦은 반응이었지만 다소 참작하고 들어줄만 했습니다. 민감도 조절이 있었지만 너무 민감도를 높여 놓으면 소리가 쉬지 않고 재생되어 문제가 있었습니다. 적정 수준으로 민감도를 조정해 놓으니 버스가 일정 속도에 이를때 까지 가속운전을 하는 동안은 계속하여 가속음을 재생해주었습니다. 단, 딜레이 발생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어느정도 가속이 끝나고 등속도 운동으로 접어들면 잠시 뒤에 엔진음도 가속시점까지의 엔진음으로 일정하게 유지됩니다. 이부분이 참 신기했는데요. 아마도 위치정보에서 움직이는 것으로 판단이 되고, 가속 센서가 0으로 나오게 되는 경우 등속 운동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는 것 같았습니다.

반면에 속도를 줄일 때가 많이 아쉬웠는데요. 감속하는 동안 가속 사운드를 재생시켜주는 경우가 많았고, 버스가 감속과 가속을 왔다갔다 하는 동안에는 가속 센서가 계속 증가하는 기이 현상도 벌어졌습니다. 또한 회전을 할때에는 브레이크 밟는 소리가 항상 같은 레벨로 들립니다. 자이로 센서에서 방향이 전환될 때마다 들리게 되니 현실감이 많이 떨어지더군요. 브레이크 소리의 베리에이션도 많이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도 있었습니다.

버스에의 테스트는 가속과 등속 운동에서 앱이 어떻게 작동되느냐에 대한 확인이었습니다만, 진동이 적은 승용차에서의 테스트 결과는 더 좋게 나올 수 있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단, 그 차이가 그렇게까지 현격하게 날 지에 대해서는 미지수입니다. 어찌 되었건 칼리브레이팅을 위한 환경 조성 자체가 쉬운 앱은 아니니까요.

사족

현재 시판되고 있는 자동차에 내부에서만 들을 수 있는 엔진 소리를 다양한 옵션으로 제공해주고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는 시스템은 어떨까요? 실제 자동차 엑셀 및 브레이크 타이밍, 계기판을 기반으로 싱크를 조율하고 소리 뿐만 아니라 진동 센서도 탑제되어 있고…캬! 이렇다면  자체 제작한 소리로 배트 텀블러 샘플 사운드를 커스터마이징 해서 한번 달려보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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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한 소리도 예술로 승화시키는 디에고 스토코의 작품들

2013. 12. 28. 00:08

이탈리아의 로비고에서 1976년에 태어났으며, 작곡가이며 음악 사운드 디자이너, 퍼포머이자 현재 버클리 음대에서 강의를 하고 있는 디에고 스토코(Diego Stocco)의 작품들을 소개합니다. 스스로 만든 악기로 연주를 하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독특한 사운드 디자이너입니다.

VSTI 및 11.1 DTS 사운드 시그널 제작

스펙트로닉스 애트모스피어나 스타일러스 RMX, 옴니스피어 등 유명 VSTI에 자신의 소스를 제공하며, 이를 활용한 많은 영화와 게임에 이름이 라이센스 되어 있죠. 트론, 터미네이터 샐베이션, 2012, 트랜스포머, 콜오브 듀티 등 수없이 많은 작품들입니다. 후에 11.1 DTS 사운드 시그널을 제작하기도 했는데요, 그 제작과정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디에고 스토코의 영상 모음

디에고는 또한 다양한 퍼포먼스 영상을 제작하고 있는데요. 그의 “Music froma a Tree”, “Music from Sand”, “Music from a Dry Cleaner”는 NBC의 “Today”나 디스커버리 채널의 “Daily Planet”, CBS News, NPR의 “Living on Earth” 등등 수많은 TV와 라디오쇼에서 다루어졌습니다. 그의 대표적인 작품들을 아래에 모아봤습니다.

Huge Coffee

커피를 만들면서 날 수 있는 모든 소리를 상당히 흥미로운 방법으로 채집하는 과정을 볼 수 있습니다. 무려 DTS로 믹싱을 했다죠.

Duet for Leaves & Turntable

나뭇잎과 턴태이블을 통해 독특한 음악을 만드는 작품입니다. 

Music from Nature

작은 분재로 시작했던 그의 실험정신(?)이 이젠 좀더 넓은 곳으로 확장되었습니다. 정원의 나무와 식물, 곤충의 소리를 통해 음악을 만든 작품입니다.

Music From A Dry Cleaner

세탁소에서 들리는 소리를 통해 음악을 만드는 작품입니다.

Music From A Dry Cleaner, 11.1 Mixing Session at DTS

세탁소 음악을 무려 11.1 DTS 사운드로 믹싱하는군요. 사운드 시그널 제작자에게 주어진 특혜(?)라고 할수 있을까요? 믹스 엔지니어도 상당히 흥미로워하는 모습이 보입니다.

Music From A Bonsai

분재하나로 다양한 비트 소스를 만들어 음악화 시킨 작품입니다.

코맨트

지금까지 디에고 스토코의 대표적인 작품 몇 가지를 소개해드렸는데요. 소리에 관한 일을 업으로 하는 사람으로서 작은 소리에도 특징을 잡아 작품화 시키는 능력은 꼭 배워야할 점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평소에 흔하게 지나칠 수 있는 사물이나 환경에서 아이디어를 얻고 이를 멋진 소리로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이 정말 부럽습니다. 디에고 스토코의 Viemo 채널에 가보시면 소개드린 작품들 이외에도 흥미로운 작품들이 상당 수 있습니다. 꾸준히 자신의 작품을 올리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구독해보시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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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크나이트(The Dark Knight)의 사운드 디자인

2013. 12. 17. 14:35

스카이워커 사운드에서 사운드 포스트-프로덕션을 담당한 다크나이트는 사운드 업계의 많은 분들이 레퍼런스라 칭할만한 퀄러티를 자랑합니다. 이미 워너 브러더스의 많은 블락버스터 영화의 사운드를 담당했던 대규모 스튜디오인 만큼 축적된 노하우와 많은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최적화된 워크플로우로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다크나이트 이전과 이후에도 스카이워커 사운드는 동종업계인들이 부러워할만한 퀄러티와 환상적인 사운드 디자인, 첨단 장비들로 이 계열의 교본처럼 여겨진 것도 사실입니다.

이미 다크나이트 라이즈까지 상영된 시점에 다크나이트를 제조명하는 이유는 사운드의 완성도 뿐만 아니라 영화 자체의 완성도에서도 1편과 3편을 뛰어넘는 높은 평가를 받는 시리즈이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시리즈를 통틀어 진정한 악당으로 평가 받고 있는 조커가 등장하는 편이기도 하며,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배트팟(Bat-pod)이 등장하여 메니아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습니다.

엔지니어링적인 관점에서는 깔끔한 리-레코딩 퀄러티가 완벽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영화의 흐름에 힘을 불어넣어 주는 독특한 사운드 디자인이 추가되어 작품의 완성도를 더욱 극한으로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음악 없는 8분의 임펙트

하비 덴트가 자신을 배트맨이라고 속이고 수감되어 자동차로 호송되는 시퀀스가 있습니다. 터널 안에서 조커가 호송차를 향해 총을 쏘고 RPG-7을 날립니다. 자동차 몇대가 파손되고 위기의 상황이 펼쳐집니다. 이때 배트텀블러가 등장하여 포를 대신 맞아 줍니다. 대파되어 버린 배트텀블러 안에서 배트팟이 그야말로 멋있게 뛰쳐 나오고 터널과 건물 안을 광란의 질주를 하며 쫒아갑니다. 그리고 마침내 조커의 트레일러와 격돌하게 됩니다. 박진감 넘치는 추격 및 폭파 신부터 배트팟 최초 사출에 이은 조커의 트레일러를 쓰러뜨리는 장면까지 하나 하나 명장면의 연속이지요.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이러한 박진감 넘치는 전개에 전혀 눈치 채지 못한 점이 하나 있었습니다. 두번째 볼때야 비로소 인지하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스코어 음악이 어디갔지?

그렇습니다. 8분여동안의 추격신동안 음악은 단 20초만 나옵니다. 배트팟이 ‘굿바이’라는 맨트와 함께 멋있게 뛰쳐나오는 초반 20초만 스코어 음악이 나옵니다. 그 음악 마저도 백미러에 부딪힌 배트팟 소리와 함께 급격하게 음소거 됩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사운드 이펙트들 뿐입니다. 그중에서도 앰비언스는 최소화 되었고 오로지 자동차 엔진음과 총소리, 간간히 나오는 대화 소리가 전부입니다. 특히 시퀀스 중후반으로 갈 수록 배트텀블러와 배트팟의 엔진소리가 압도적으로 해드룸을 장악합니다.

이러한 자동차 추격신, 총격신, 긴장감이 감도는 대결구도에서 의례적으로 어쩌면 ‘당연히’ 음악이 들어가야 한다고 많은 분들이 생각할 것입니다. 늘상 이러한 장면들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음악이 함께 했던 모종의 관습적인 기억이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하지만 보기좋게 이러한 고정관념을 뒤집어버립니다. 그것도 아주 깔끔하게, 눈치 채지 못할정도의 퀄러티로 말이지요. 실로 대단한 결과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일반적인 헐리웃 영화를 보더라도 스코어 음악이 상당히 많이 사용된다는 것을 기억하실 겁니다. 일상적인 대화에서부터 과격한 액션신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수의 스코어 음악이 사용됩니다. 멀리볼 것도 없이 다크나이트 안에서만 보더라도 음악이 없는 신이 두신이상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습니다. 본 포스팅을 작성하면서 다시 한번 블루레이 버전을 확인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시간상으로도 음악이 없는 시간이 5분 이상 이어진 경우는 이번 경우를 제외하고는 없었습니다.

왜 스코어 음악을 제외하고 구성했는지에 대한 인터뷰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만, 유추해보면 사운드 디자이너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시도해볼만 한 욕심이 나는 부분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초반 터널신에서는 트럭 엔진음으로 긴장감을 조성시키고, 후에 벌어지는 총격신으로 영상을 이끌어갑니다. 이미 이 두가지 소스만으로도 해드룸을 가득 채울 수 있습니다. 여기에 더하여 배트텀블러가 등장한 이후는 특유의 다양한 피치의 조화로 이루어진 힘있는 엔진 소리로 더욱 소리를 가득 채울 수 있게됩니다. 스코어 음악이 줄 수 있는 긴장감을 엔진소리가 모두 대신 해결해주고 있지요.

배트팟이 등장한 이후에는 20초정도 음악이 나왔다가 깔끔하고 박력있는 엔진소리가 귀를 감쌉니다. 터널 및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의 공간감이 주는 잔향효과가 베리에이션을 주며 지루함을 달래주고, 서서히 증가하는 엔진음의 피치로 인하여 긴장감을 극대화 시키는가 하면 방향을 회전할때에는 독특한 버추얼 이펙트로 소리에 재미를 불어넣습니다. 디자인의 백미인 트레일러가 뒤집어지는 장면과 배트팟이 벽으로 올라서서 턴을 하는 장면은 완벽한 사일런스와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 임펙트를 극대화시키기도 합니다.

이러한 테크닉은 후반에 한번 더 쓰입니다. 병원 폭파신인데요. 조커가 병원밖으로 나오면서 스위치를 눌러 건물을 폭파시키는 장면에서 역시 음악이 쓰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대피한 병원에서의 정적과 끔찍한 폭파음은 매우 극명한 대비를 이루어 관객의 뇌리에 깊이 파고듭니다. 이러한 장치는 음악이 이어주는 선형적인 신의 분위기 메이킹과 또 다른 매력적이고 신선한 느낌을 안겨주게 됩니다.

이렇듯 잘 되어있는 사운드 디자인은 음악을 대신할 정도의 파괴력을 가질수도 있다는 점을 본 작품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악기가 많이 들어가고 소리가 풍성하게 들어가야만 좋은 음악이 아니듯이 스템이 많이 들어가고 소리가 꽉꽉 들어차야만 좋은 사운드 디자인은 아닌 것이지요.

피치업 라인(Pitch up Line)과 사일런스 비트(Silence Beat)의 활용

긴장감을 증폭시키는 방법으로 자주 활용하고 있습니다. 피치업 라인은 단음의 1~3가지 트릴 느낌의 악기를 피치를 점차 올리는 방식으로 긴장감을 점차적으로 높이는 신에 즐겨 사용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시장 연설 때 총격전 바로 이전까지 시퀀스와 조커의 트레일러와 배트팟이 마주보고 가속하는 장면에서 사용되고 있는데요. 이는 마치 배트팟이 가속하면서 내는 엔진음과도 성격이 유사합니다. 서서히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특정 사건의 서막을 알리는 준비단계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어찌보면 이러한 유사성 때문에 배트팟 가속 장면에서 스코어 음악이 사용되지 않았을 수도 있겠죠.

또 다른 테크닉으로 사일런스 비트가 있습니다. 주로 긴장감있는 사건의 발단이나 액션 시퀀스에서 휴지부에 쓰였던 방법으로, 메인 스코어 음악이 흐르다가 신이 잠시 넘어가는 경우나 중요한 대사가 들어가는 경우 긴장감을 늦추지 않기 위해 스코어 부분의 비트만 남기고 대부분을 제외시켜 믹싱을 하는 방법입니다. 메인 스코어가 들어가기에는 너무 과하고 음악이 없는 경우 관객의 집중력과 영상의 흐름을 놓칠 수 있는 경우에 활용된 방식 같습니다. 조직의 모임에 등장하는 조커가 나오는 장면에서 이미 대사가 영상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지만 대사만으로는 긴장감을 지속시킬 수 없기에 영상 내내 사일런스 비트가 흐르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앰비언스를 통한 분위기 조성

음악이 많이 깔리는 영화의 특성상 앰비언스가 앞으로 튀어나오는 경우는 거의 찾아보기가 힘듭니다. 조커의 등장 이후 경찰청 옥상에서 하비 덴트와 배트맨 그리고 제임스 고든이 대화를 나누는 신입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그에 따른 긴장감을 느껴야하는 부분인데 사일런스 비트를 사용하기에도 그 긴장감의 크기가 크기 않은 부분이죠. 이런 부분을 앰비언스를 통해 해결하고 있습니다.

유심히 들어보면 고담시티의 밤 앰비언스에서 많이 사용하는 사이랜 소리가 이번엔 사용되지 않았습니다. 대신, 전철이 지나가면서 들릴법한 마찰음인데 굉장히 고주파의 마찰음이 20여초 이상 들리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만일 동시녹음 상황에서 의도치 않게 들어간 소음이었다면 대사가 맞물릴정도로 크게 들렸어야 정상이지만 카메라가 360도 회전을 하는 상황에서 저렇게 깨끗한 보이스를 녹음하는 것은 불가능하겠지요. 확인을 할 수는 없지만 99%의 확률로 ADR재녹음인 상황으로 유추해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의도적으로 노이즈가 들어있는 앰비언스를 사용했다는 것인데, 이러한 디테일이 은연중에 관객들에게 소정의 정서를 전달하고자 했다는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이번 분석은 전반적으로 음악의 부재에 대한 관습을 깬 부분에 특히 집중적으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엔지니어링적으로 훌륭한 레퍼런스이지만 이는 사실 글로 표현될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에 직접 들어보고 느껴야하는 부분임이 분명합니다. 본 작품의 사운드 디자인의 전반적인 느낌은 훌륭한 엔지니어링을 기초공사라 한다면 탄탄한 기초공사 위에 단단하고 화려하게 자리잡은 멋진 조각상을 감상하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반영된 리뷰이지만 공감되시는 부분이 많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아울러 사운드 디자인을 위해 창의력이 발휘되어야하는 방법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관련 영상

유튜브에 올라와있는 해당 시퀀스 영상과 배트팟 제작영상입니다. 배트팟 영상 후반에는 사운드 디자인에 관한 메이킹도 잠시 등장합니다. :)



UBY Good Sound & Music

UBY SOUND

2013. 12. 13. 02:49

UBY SOUND

안녕하세요.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UBY(어비)입니다.

각종 영화, 애니메이션, 광고, 영상, 게임, 앱 등의 효과음 사운드 디자인 및 음악 작곡 일을 하고 있습니다.

UBY SOUND는 사운드 리뷰나 관련 취미, 작업해 왔던 포트폴리오를 정리해 놓은 개인적인 용도의 블로그입니다.

혹시 사운드 디자인, 음악 작곡의 의뢰가 필요하시면 언제든 프로젝트 그룹인 톤앤튠으로 문의 부탁드리겠습니다. ^^

참여작품

2017 TV시리즈 제라진 탐라수호대 (제주어 더빙)

2016 TV애니파일럿 드론나이트 (사운드 디자인, 음악 편집)

2016 TV애니파일럿 매직드라이브 (사운드 디자인, 음악 편집)

2016 TV애니파일럿 탐라수호대 (사운드 디자인, 음악 편집)

2015 KAFA 실습 및 졸업 작품 ADR 참여

2015 단편애니 종이학 (더빙)

2015 단편애니 무저갱 (더빙)

2015 단편애니 하얀침묵 (더빙)

2015 단편영화 가슴의 문을 두드려도 (ADR)

2015 Line Japan 브라운팜 프로모션 영상 (사운드 이펙트 디자인)

2015 단편애니 그린 라이트 (음악작곡, 사운드 디자인)

수상내역

2017 그리스 아테네 애니페스트 음악상 (그린라이트)

2017 미국 로스앤젤레스 무비 어워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 (그린라이트)

2016 영국 포일(Foyle) 필름 페스티발 베스트 애니메이션상 (그린라이트)

2016 제49회 시체스 국제영화제 초청 (무저갱)

2015 미국 시그래프(Siggraph) 애니메이션 페스티발 Daytime Selects 상영 (그린라이트)

2015 25회 자그레브 국제애니메이션 영화제 그랜드 경쟁-단편 부문 진출 (달팽이)

2014 13회 미장센 단편영화제 경쟁부문 비정성시1 부문 진출 / 미쟝센 상 수상 (달팽이)

2012 31회 애니마-브뤼셀국제애니메이션영화제 국제경쟁-장편 부문 후보 ()

2012 11회 미장셴 단편영화제 대상 ()

2011 전주국제영화제 단편경쟁부문 대상 (더블클러치)

2011 제48회 대종상 영화제 음향기술상 후보 (블라인드)

2010 히로시마 애니메이션페스티벌 'star of student' 상영 (꼬끼오)

2009 루마니아 애니미스트 페스티벌 학생경쟁부문 진출 (셀라비)

2009 스페인 온앤오프페스티벌 경쟁부문 진출 (셀라비)

2009 SBS 창작애니메이션대상 애니갤러리상 (안개의도시)

2009 미국 로체스터 국제영화제 입상 (미스터밴딩머신)

2009 일본 유바리 국제판타스틱영화제 스페셜 맨션 (미스터밴딩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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